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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산행 후기
작성자 : 이재은 작성일 : 2003-07-21 조회수 : 8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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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뭉친 근육은 잘 푸셨나요? 저는 다음날 사회복귀캠프를 어떻게 치뤘는지도 모르게 치루고 다음날은 집에 가서 또다시 신랑과 양평으로 바람을 쐬러 갔다가 다시 일요일에는 교회에 갔지요. 그래도 안식처라고 집에오니까 어느 정도 피곤이 사라졌어요. 여러 선생님들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혹시 편찮으신 분들은 없으셨나요? 근데 집에 와서 지리산에서 겪었던 일들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도는 거예요. 나도 모르게 비죽비죽 웃고 있고 3박 4일 캠프의 비밀을 지켜야 하는데 자꾸만 신랑한테 지리산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려다 깜짝깜작 놀라고. 이렇게 재미있었던 일을 누군가에게 얘기는 해야겠는데 한동안 답답해서 혼이 났어요. 특히 이*현 선생님의 버스 좌석에서의 추락은 정말로 죄송하지만 너무나 웃겼어요. 임*인 신부님의 삼육구 게임역시 폭소를 자아냈구요 이*문 선생님이 참치캔 뚜껑을 못여신 것은 일종의 충격이었죠. 김*희 선생님이 제가 뿌린 물을 이*문 선생님이 뿌리신 걸로 오해하고 이*문 선생님께 마구 뿌리셨던일도 개구장이 저에겐 너무도 재미있었죠. 지리산에까지 가셔서 모든 짐을 다 짊어지시고 자원봉사를 자처하신 이*윤 선생님의 넓은 마음씨, 산행의 고단함을 덜어 주었던 이인숙 선생님의 멋진 노래가락, 묵묵히 산행을 거뜬하게 완주하고도 순진한 총각을 호리고 온 안*혜 선생님, 젊은 나이 못지 않은 건강함을 자랑하신 박*희 선생님. 모두 모두 대단하신 분들이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김*희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을 받았지요. 저를 비롯한 몇몇분이 계속해서 처지자 그 여린 몸으로 보호하시겠다고 끝까지 뒤치닥거리 하시며 따라다니시고 제가 화장실이 급해 어쩔줄 모르자 안전한(?) 장소를 물색하시느라 헤매다니시고 제 발목이 아려서 아파하자 그 냄새나는 발을 따스하게 부여잡고 붕대를 감아주셨죠. 왜 그렇게도 착하게 태어나셨나요? 이 글을 빌어 감사함을 표하고 싶네요. 그 이른 아침에 계곡을 싸고 도는 구름 바다를 보면서 거니는 발걸음은 그야말로 구름속의 산책이었습니다. 오가는 사람마다 서로 격려하며 나누는 따뜻한 인사말도 인상적이었구요 서로에게 해주던 선의의 거짓말도 기억나네요. 내려가는 길에 오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남았어요 하고 물으면 우린 모두다 거의 다왔습니다 라고 대답해주었죠. 저희가 올라갈때 내려오던 사람들이 해주었던 것처럼요. 지금 생각이 나는데요 앞으로 정신장애우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으려면 어느정도 걸릴까요라고 물으면 우리가 지리산에서 했던 말처럼 이제 조금남았습니다. 금방이요라고 말해야겠어요. 이제 곧바로 프로그램에 들어가야겠네요. 바빠서 두서없는 글들에 저도 정신이 없네요. 그럼 다음 산행때까지 모두 체력관리 잘 하시고 수고 많으셨습니다!!!